Fùtopia (축구칼럼)/Fùtbol Desk

2023/09/15 독일 축구의 몰락,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2)

Cesare 2023. 9. 15. 18:09

 

어제는 독일 축구가 몰락하는 과정을 이야기했다면 오늘 독일 축구가 왜 몰락했는지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분석하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는 독일에게는 마땅한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스트라이커 문제는 이탈리아, 스페인도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독일은 레전드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국가대표 은퇴한 이후로 제대로 된 스트라이커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일 대표팀 스트라이커, 니클라스 퓔크루크

그나마 최근에 들어서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나오면서 그나마 숨통을 틔우고 있지만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도 합니다.

(물론 퓔크루크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크리스토퍼 은쿤쿠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하였고 올 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이적할 정도로 기량이 뛰어난 선수는 맞습니다.)

그 퓔크루크만 제대로 활용하는 전술을 사용한다면 득점력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한지 플릭 감독은 유독 카이 하베르츠와 토마스 뮐러를 톱으로 사용하는 기행을 저질렀습니다.

그 결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조별예선 탈락하는 댓가를 치뤄졌고 득점력 빈곤으로 평가전 때마다 패배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독일에서 퓔크루크보다 더 뛰어난 스트라이커나 크랙이 나오지 않는 이상 어떻게든 퓔크루크를 안 쓸 수가 없고 후임 감독은 퓔크루크 이용한 전술을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독일 중원을 이루고 있는 고레츠카, 키미히

두 번째는 독일에게는 베테랑과 신예급 선수들을 이어주는 중간 세대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수준급 중간 세대 선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공격진에는 르로이 사네와 세르주 그나브리, 미드필더에는 차기 주장 후보 요수아 키미히와 레온 고레츠카, 수비진에는 니클라스 쥘레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네와 그나브리는 기복이 워낙 심한 선수이고 쥘레는 2번의 십자인대 부상 이력과 함께 그로 인해 몸관리를 제대로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거기다 지난 시즌 고레츠카가 최악의 부진을 보여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과연 이 선수들이 유로 2024에서 주축이 되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과연 그때 그럴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독일을 월드컵 우승 이끈 2014 월드컵 당시 주장 필립 람

세 번째는 현재 독일 대표팀에게는 치명적인 악명이라고 할 수 있는 리더의 부재라고 하고 싶습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 당시 주장 필립 람이라는 최고의 리더가 있었습니다.

필립 람이 월드컵 이후 국가대표 은퇴하였고 바스타인 슈바인슈타이거가 그 역할을 해줬지만 그 슈바인슈타이거도 유로 2016 이후로 국가대표 은퇴하였습니다.

그 이후 마누엘 노이어와 토마스 뮐러가 국가대표 주장, 부주장을 맡았지만 그는 독일을 휘어잡을 수 있는 리더가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노이어와 뮐러는 바이에른 뮌헨 주장과 부주장을 맡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잡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그 잡음을 해결할 의지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예전의 탄탄한 독일이 보여주지 못하고 과거의 녹슨 전차 군단 때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독일 수비진 주축이었던 보아텡, 후멜스

그리고 현재 수비진에서도 수비를 리딩하고 안정화 시킬 수 있는 선수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마츠 후멜스와 제롬 보아텡이 그 역할을 해주면서 월드컵 우승까지 시켰지만 후멜스와 보아텡 둘 다 세대교체로 자연스레 국가대표 멀어졌습니다.

그 다음 쥘레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카타르 월드컵 조별예선 탈락 원흉이 되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이 당시 후멜스가 있었으면 달라졌을꺼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19-20 시즌에 두번째 트레블을 이룬 바이에른 뮌헨

네 번째는 이건 많이 간과하기는 하는데 최근에 들어서 분데스리가가 바이에른 뮌헨이 계속 독주하면서 경쟁력이 예전보다 많이 약화가 되었습니다.

10년 전 바이에른 뮌헨이 첫 번째 트레블을 이룩했을 때까지만 해도 대부분 주축 선수들이 독일 국가대표였고 1년 뒤 브라질월드컵 우승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후 바이에른 뮌헨은 지금까지 분데스리가 11연패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 강자로 군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19-20 시즌에는 두 번째 트레블을 차지하였습니다.

전례도 없는 분데스리가 11연패를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

그런데 문제는 계속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하다 보니까 바이에른 뮌헨과 분데스리가에게는 엄청난 독이 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먼저 바이에른 뮌헨에게는 점차 독일 선수들의 비중이 줄어들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주전급 선수가 주장 노이어와 뮐러, 키미히, 고레츠카, 사네, 그나브리가 있지만 과거 10년 전 멤버 비해서는 뭔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년 전 트레블 때 노이어와 뮐러는 주축 멤버이고 지금도 주축이지만 30대 중반 나이대로 점차 기량 하락세가 보이고 있습니다.)

3년 전 트레블 이후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고 지난 시즌에는 도르트문트의 자멸로 간신히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고전하였습니다.

그로 인해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토트넘에서 잉글랜드 주장 해리 케인을 데려왔고 수비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폴리에서 최고의 수비수를 수상한 김민재를 영입했습니다.

21-22 UEFA 유로파리그 우승 차지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분데스리가도 최근에 들어서 유럽 무대에서 고전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21-22 UEFA 유로파 리그에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가 우승을 차지하였지만 뮌헨 다음으로 경쟁력이 있는 도르트문트도 UEFA 주관 대회에서 고전하고 있고 한때 UEFA 랭킹 3위로 세리에A를 제쳤지만 현재는 세리에 A에게 완전히 밀렸습니다.

그래서 독일 내에서도 분데스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50+1(특정 개인과 기업이 클럽 지분 50% 이상을 차지 못하게 만드는 정책)을 폐지해 중동과 미국 같은 해외 자본을 들어와 바이에른 뮌헨 독주체제를 막고 유럽 무대에서 경쟁력를 강화 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과연 독일은 자국에서 개최되는 유로2024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문제를 안고 독일 국가대표팀을 어떻게든 유로 2024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합니다.

그래서 한지 플릭 뒤이을 감독을 선임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과연 후임 감독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 따라 감독의 문제인지 독일 축구 자체의 문제인지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2006년 독일월드컵 때처럼 독일 축구의 재도약으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이보다 더 퇴보되는 길로 만들 것인지 유로 2024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