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ùtopia (축구칼럼)/Fùtbol Desk

2023/08/24 잼버리로 상처받은 한국축구

Cesare 2023. 8. 24. 14:33

 

이번에 전북 새만금에서 스카우트 국제행사 잼버리가 열렸습니다.

31년 전 강원 고성에서 잼버리를 연 경험이 있고 국제무대를 많이 유치한 대한민국이었고

이번에는 정부와 전라북도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무난히 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대회 이전부터 우려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대회가 시작되면서 한꺼번에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그걸 해결해야 하는 정부와 전라북도, 조직위원회는 해결책을 찾기는 커녕 문제를 더 크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견디다 못한 영국과 미국은 도중에 나갔고 태국인 남성이 여성 샤워장에서 혼자 샤워하다가 발각된 일로 전북스카우트연맹은 도중에 나갔습니다.

11일 K-POP 콘서트 열릴 예정이었던 전주월드컵경기장

8월 6일 K-POP 콘서트를 잼버리 무대에서 열기로 했지만 폭염으로 인해 온열환자가 많아지면서 11일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11일로 연기된 K-POP 콘서트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북 현대 모터스는 그전후로 경기가 있다는 것입니다.

9일에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4강, 12일에 K리그1 26라운드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경기가 있었습니다.

무대를 설치하고 해체하려면 행사 전후로 2-3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전북 현대 경기를 미루거나 아님 다른 장소에서 경기를 펼쳐야 합니다.

무책임한 거짓말로 축구팬을 기만한 김관영 도지사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 현대가 협조를 해줘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전북 현대는 자기들은 동의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했습니다.

 

 

 

사실 불편한 이야기이지만 월드컵경기장은 소유가 자치단체에서 하고 있기에 클럽들은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포항, 인천, 대전 경우에는 자치단체에 위탁받아 직접 경기장 운영하고 있지만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입니다.

분노한 전북 현대 팬들

전북 현대 팬들뿐만 아니라 축구팬들은 엄청난 분노를 하였고

축구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이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공감하였습니다.

그런데 국민의힘 소속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 지역구로 둔 이용호 국회의원은

전북 현대 팬들은 배려심 없는 집단을 몰아가는 역겨운 망언까지 했습니다.

얼마 안가 SNS 삭제를 하였지만 사과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새만금 아영지에 철수하는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들

하루뒤 태풍 카논이 새만금에 올 수 있다는 소식에 새만금 아영장을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K-POP 콘서트도 자연스레 장소를 변경하게 되었는데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FC 서울 홈구장이었지만 다행히도 19일 대구와 홈 경기 전까지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전북 현대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문제는 축구협회가 일방적으로 FA컵 경기를 연기했습니다.

인천은 위약금을 내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왔고 원정을 계획하였던 인천팬들은 손해만 봤습니다.

잔디를 훼손하면서까지 만든 잼버리 K-POP 콘서트 무대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예전부터 콘서트를 많이 했고 E석 스탠드에는 콘서트 무대를 설치 위한 가변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서 무대를 세운다면 잔디도 보호할 수 있어 어쩌면 모두에게 최선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대는 S석 스탠드에 세워졌고 어렵사리 잔디를 교체한 FC 서울에게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끝까지 상암 잔디 정상으로 돌아올때까지 개보수 협조해주겠다고 하였다.

저는 이번 잼버리 사태를 보면서 이번 정부의 수준을 확실히 보았습니다.

물론 제가 어느 정당 지지하지도 않고 정치적인 발언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오직 축구로만 바라보고 평가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K리그와 한국축구에 대한 정부와 전라북도의 태도에 대해서는 축구팬 한사람으로써 대단히 분노를 느꼈습니다.

정부는 쌍팔년도식 마인드로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하면 안됩니다.

진정으로 정부가 K리그와 한국축구를 발전하기를 원한다면 K리그와 한국축구를 존중하고 배려를 하는 기본적인 자세부터 갖춰야 합니다.

잼버리 보면서 과연 우리가 엑스포 유치할 자격이 있는가?

그리고 우리나라는 국제무대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듭니다.

저는 이때부터 부산 엑스포 유치 반대로 돌아섰습니다.

과연 이번 잼버리를 보면서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볼까요?

가뜩이나 작년에 이태원 참사 때 안전 이슈로 말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잼버리에서 보여준 막장 운영에

이보다 더 스케일 큰 부산 엑스포를 무사히 개최할지 의문에 따를 뿐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기본적인 것이 갖추지 않으면서 쌍팔년도식 희생 강요는 절대 안됩니다.

특히 국제행사에서도 절대 보여줘서는 안되는 행동이고요.

이번 잼버리 사태 이후 정부와 협회, 연맹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제2의 사태를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법제화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두번다시 잼버린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우리도 당당하게 국제무대 개최할 자격이 될 것입니다.